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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베이지북, 美 경기 확장 중단과 실물경제 둔화 지적

  • 강혜원 기자
  • 입력 2025.04.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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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4월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 활동이 전반적으로 정체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기업과 금융기관, 유통업체 등을 대상으로 수집한 현장 체감 경기를 종합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성장세가 둔화됐거나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이 참고하는 정성 보고서다. 통계 수치가 아닌 현장 인터뷰와 설문을 통해 소비, 고용, 임금, 기업 투자 분위기를 파악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완만한 둔화’, ‘불확실성 확대’라는 표현이 반복됐다.


소비는 지역별로 엇갈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식과 여행 수요가 유지됐지만 전반적으로는 가계가 지출을 신중하게 조정하고 있다는 진단이 많았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자동차와 주택 같은 고가 품목 수요는 제한적이었다. 소매업체들은 재고 관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커졌다고 전했다.


고용 시장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속도는 둔화됐다. 다수 지역에서 신규 채용이 이전보다 느려졌다고 보고했다. 일부 기업은 인력 충원 계획을 연기하거나 자연 감소분만 보충하는 방식을 택했다. 

 

임금 상승 압력은 완만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숙련 노동자 확보가 어려운 업종에서는 임금 경쟁이 이어졌다.


기업 투자 역시 신중한 기조가 뚜렷했다. 제조업체들은 주문 감소와 수요 불확실성을 이유로 설비 확장을 미루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 상승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금융기관들은 대출 수요가 다소 줄었으며 신용 기준은 이전보다 엄격해졌다고 보고했다.


가격 동향과 관련해서는 상승 속도가 완화됐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변동이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보고서는 정책 불확실성도 언급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무역 환경과 규제 변화 가능성이 투자 결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업들은 중장기 계획보다는 단기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고 주식시장은 업종별로 엇갈렸다. 경기 민감 업종은 약세를 보였고 방어적 성격의 종목은 상대적으로 강했다. 


연준은 다음 FOMC에서 기준금리 방향을 결정한다. 최근 물가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실물 경기 역시 속도를 낮추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됐다. 다만 보고서는 경기 침체로 단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성장세가 둔화됐을 뿐 전면적 위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번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고금리의 영향을 점진적으로 흡수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와 고용은 버티고 있지만 기업 투자와 대출 수요는 신중해지며 연준이 금리 정책을 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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