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고위 인사가 시장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내놨다.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8월 23일 미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이 통화정책 논의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 금리는 미국 정부가 돈을 빌리며 지급하는 이자율이다. 시장에서 국채를 팔려는 사람이 많아져 가격이 떨어지면 반대로 금리는 오른다. 최근 몇 주 사이 투자자들이 미국 장기 국채를 대거 내다 팔면서 금리가 뛰었다.
특히 만기 30년짜리 국채 금리는 한때 5.34%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지난주 4.73% 부근에서 마감했다.
카슈카리 총재는 이런 움직임에도 국채 시장 자체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고 시장에 자금도 충분히 돌고 있어, 연준은 물가를 잡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의 핵심 정책 수단이 기준금리, 즉 은행 간 초단기 대출에 적용되는 연방기금금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채 금리 상승과 통화정책은 별개로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금리가 최근 몇 년과 비교하면 높지만 더 긴 역사에서 보면 이례적이지 않다고도 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1990년대에는 오히려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또한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AI 관련 투자, 정부의 대규모 차입, 경제 성장세 등을 함께 꼽았다.
이 가운데 물가 부분만이 연준의 몫이며 나머지는 재정과 경제의 구조적 문제라는 취지다.
이번 발언은 미국 재무부가 시장에 이례적으로 개입한 직후 나왔다. 재무부는 8월 19일 장기 국채를 되사들이는 이른바 '바이백'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백을 통해서 정부가 이미 발행한 장기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여 국채를 사려는 수요를 늘리면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재무부는 회당 최대 매입 규모를 기존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이 조치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번 조치가 특정 금리를 인위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자금이 원활히 돌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매입 규모가 40억 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30년물 금리는 10bp가량 떨어지며 반응했다.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그러나 하루 만에 금리는 발표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개입이 일시적 처방에 그칠 뿐 근본 문제를 건드리지는 못한다는 회의론이 나왔다. 미국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재무부 추산에 따르면 저금리 시기에 발행된 8조5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가 2026년부터 2028년 사이 만기를 맞아 2%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로 다시 조달돼야 하며, 이 경우 추가 부채가 없어도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700억 달러 늘어난다.
카슈카리 총재는 미국의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선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의 부채 경로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이를 해결하는 것은 예산과 세금을 결정하는 의회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유지했다. 그는 9월 중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물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FOMC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체다. 카슈카리 총재는 지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세 명의 반대표 가운데 한 명이었다.
당시 FOMC는 9대 3으로 금리 동결을 결정해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묶었다. 반대표를 던진 세 사람은 모두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카슈카리 총재와 함께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총재가 인상을 요구했다.
한 방향으로 세 명이 함께 반대표를 낸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연준 내부의 견해차가 그만큼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절반 이상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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