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해임하는 장면을 묘사한 만화를 게시했다.
해당 이미지에는 트럼프가 손가락을 치켜들며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고 외치는 장면이 담겼고 파월은 개인 짐을 담은 박스와 화분을 든 채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있다. 배경에는 연준 문장(紋章)이 그려져 있다.
이미지 분석에 따르면 AI로 생성되거나 디지털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24시간 만에 450만 조회수와 25만 건 이상의 공유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에서 매회 참가자를 내보내며 사용해 유행어가 된 이 문구는 이번엔 연준 수장을 겨냥한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쓰였다.
(사진 출처: 트럼프 트위터)
이 게시물은 연준이 9개월 만에 단행한 0.25%포인트(25bp) 기준금리 인하 직후 올라왔다.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연 4.1% 수준으로 내려왔으나 트럼프가 요구해온 대폭적인 금리 인하와는 거리가 멀다.
파월은 이번 결정을 "위험 관리 차원의 조치"로 규정하며 공격적 인하 기조와 선을 그었다. 연준 내부에서도 트럼프가 임명한 미셸 보먼 이사와 스티븐 미런 이사가 금리를 2~2.5%대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파월과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2%대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이유로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파월 공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올해만도 파월을 "멍청하고 파괴적인 인간", "완전한 패배자", "저능아" 등으로 부르며 연이어 해임을 시사해왔다. 심지어 7월에는 해임 통보 서한 초안까지 작성했다가 시장의 동요를 우려해 보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측은 파월이 워싱턴 연준 본부 청사를 수십억 달러를 들여 개보수한다며 예산 낭비를 문제 삼기도 했는데 이는 법적으로 명확한 해임 사유를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법률상 연준 의장은 '정당한 사유(for cause)'가 없는 한 임기 중 해임이 불가능하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이며 현직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한 전례는 미국 역사상 한 번도 없다. 연방대법원은 최근 판결에서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임의로 해임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를 밝혔고 파월 자신도 법이 자신의 해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혀왔다.
연준 이사인 리사 쿡의 경우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쿡 이사에 대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해임을 시도했다. 법무부는 쿡 해임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면을 연방대법원에 제출했지만 쿡 측 변호인단은 이것이 연준 독립성을 훼손하는 전례 없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의 대법원 최종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는 쿡의 자리에 자신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인 스티븐 미런을 임시 임명해 연준 이사회에 친정부 인사를 심으려 했다는 관측도 있다.
파월 해임 만화가 게시된 다음 날인 9월 28일 다우 선물이 0.5% 하락하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소폭 상승하는 등 단기 충격은 나타났지만 금융시장 전반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파월이 실제로 임기 전에 해임된다면 장기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준이 의회로부터 부여받은 두 가지 의무, 즉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를 정치적 압력 없이 이행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 국채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서 발을 빼기 시작할 수 있어서다.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는 트럼프의 파월 흔들기가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공화당 일각에서는 파월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 이후를 기다려 친트럼프 성향 인사로 교체하면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트럼프 경제보좌관 래리 커들로는 파월 임기 종료 후 트럼프가 연준을 사실상 접수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물가 상승의 원인이 파월이 아니라 트럼프의 무분별한 관세 정책에 있다며 파월을 옹호했다.
한편 파월은 지난 25일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연준의 모든 결정은 정치와 무관하게 이루어진다"며 독립성 훼손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BEST 뉴스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AI 전문 헤지펀드 '밸류얼라인드리서치어드바이저스(VARA)'의 파산설이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소수 거액 투자자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실제 청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VARA가 대량 보유한 종목들이 이번 주 매도세의 한가운데 있었다. 15일(미국 동부...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지난주 스페이스X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던 종목이다. 같은 기간 아크는 AI·바이오·방산 기술주를 늘리고 로빈후드와 테라다인 등 많이 오른 종목은 덜어냈다. 12일 시킹...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미국의 9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고용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 오른 5만1176.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500...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사흘간의 일정에서 나온 가장 큰 성과는 양국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한 합의다. 그 외에 AI 부문이나 지정학 현안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휴전 연장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이미 공개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저보스를 재무장관실 카운슬러로 영입했다.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시장과 직접 대화할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카운슬러는 장관을 보좌하는 고위 자문직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 없어 ...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 수출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출렁였다. 22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를 내보내지 말자고 행정부 내부에서 주장해 왔다며 결정은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스콧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금리 세 번 더 올린다"는 월가 베팅에 엘에리언 "과하다"…기술주 급락이 변수
-
이란 전쟁 8개월에 한 집당 2000달러 증발…’전쟁 청구서' 받아든 미국 가계
-
전쟁도 불황도 없는데 적자 2조달러…미국 국채금리 6% 경고등
-
미 국채금리 24년 만에 최고인데…채권펀드엔 '역대급' 뭉칫돈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
연준 서열 3위 윌리엄스 "서두를 필요 없다"...금리인상 분위기 급반전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
AI도 '대마불사'로 가나…연준 인사가 던진 경고성 질문
-
미 국채 금리 5.2% 돌파…"국가부채 위기? 489조 달러 민간자산 보라" 반론도 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