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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 둔화, 경기침체 때문 아니다…이민·AI·공공고용 정상화가 원인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10.09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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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자리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지만 Apollo Global Management는 이를 경기 부진으로 볼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자사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은 10월 8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현재 노동시장의 약세는 노동수요 둔화가 아니라 노동공급의 제약에서 비롯됐다”며 원인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이민 유입의 감소, 인공지능(AI)의 확산, 그리고 공공부문 고용의 정상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GDP 성장률을 고려할 때 비농업 부문 고용은 매달 약 26만 3천 개씩 증가해야 하지만 실제 수치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핵심은 노동 공급 기반이 얇아졌다는 점이다. 

 

외국인 노동력의 증가율이 예년보다 뚜렷하게 떨어지면서 일할 사람 자체가 줄었고 그 결과 고용 창출 여력도 함께 위축된 것이다. 노동시장에 참여하려는 인구가 감소하면 고용주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신규 채용이 지연된다는 설명이다.


AI의 빠른 도입도 일자리 증가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생성형 AI를 업무에 적용하는 기업이 급증하면서 생산성이 개선되고 인력 수요가 일부 줄어드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슬록은 세인트루이스 연준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AI 사용자들이 실제로 근무시간을 크게 절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술 진보가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 효율을 끌어올려 고용의 양적 확장을 억제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부 부문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례적으로 높았던 공공 일자리 증가가 올해 들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급격히 늘어난 교사, 의료, 지방정부 인력 채용이 일단락되며 2025년에는 과열 국면이 정리된 모습이다. 

 

슬록은 이를 “고용 둔화를 이끌어온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봤다.


그는 이번 고용 둔화를 경기 위축의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만약 일자리 부진이 경기 둔화 때문이라면 GDP나 소비, 기업투자 역시 함께 떨어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모두 견조하다”는 것이다. 

 

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일자리만 늘지 않는 이유를 찾자면 수요가 아니라 공급의 문제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 분석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슬록은 “연준은 고용지표의 둔화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 인플레이션 추세를 면밀히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의 초점을 ‘고용’이 아닌 ‘물가’에 맞춰야 한다는 논리다.


미국의 고용 둔화는 경기 침체의 징후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변화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AI가 만들어내는 생산성 혁신과 인구 이동 둔화가 노동시장의 새로운 균형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 경기 사이클이 아닌 장기적인 체질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슬록은 “일자리 증가는 느려졌지만 경제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강하다”며 “지금의 노동시장 흐름은 오히려 기술 혁신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이어 “노동시장의 구조가 바뀌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지표 해석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고용 수치만 보고 경기 흐름을 판단하던 과거 방식으로는 변화의 본질을 읽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 세계 기업들은 자동화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같은 생산량을 더 적은 인력으로 달성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과잉 고용을 줄이며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슬록은 이런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노동시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적응하고 성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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