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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양적긴축(QT)’ 공식 종료 선언, 12월 1일부터 자산축소 중단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10.3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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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이하 연준)가 12월 1일부터 2년 반 동안 이어온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를 전액 재투자하고 주택담보증권(MBS)의 만기 수익금은 단기국채(T-bills)로 돌려 재투자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는 2022년 6월부터 이어져 온 자산축소 정책을 중단한다는 뜻으로 연준이 보유한 총자산 약 6조6천억 달러 규모의 축소가 사실상 멈춘다.


이번 조치로 연준은 매달 국채 최대 500억 달러, MBS 최대 350억 달러씩 줄이던 기존 축소 한도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는다. 

 

대차대조표를 통한 긴축정책은 팬데믹 당시 폭증한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시행됐지만 최근 금융시장에서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더 이상의 축소가 위험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단기자금시장에서 은행들이 연준의 상설환매지원창구(Standing Repo Facility)를 통해 약 150억 달러를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시장의 유동성이 빠르게 마르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연준이 QT를 중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은행 시스템 내 준비금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그동안 준비금이 ‘풍부(abundant)’한 상태라며 자산축소를 지속했지만 최근엔 ‘충분(ample)’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더 이상 여유자금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둘째, 단기금융시장에서 불안정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가 들썩이고 머니마켓펀드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도 강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유동성 흡수는 시스템 전반의 긴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동시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3.75~4.00%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준비금 이자율(IOER)은 4.15%에서 3.90%로, 역환매금리(RRP)는 4.00%에서 3.75%로 각각 인하됐다. 

 

금리 인하 폭은 크지 않지만 이는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최소한의 완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이번 결정은 경제 전반의 신뢰와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이며 추가적인 완화정책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QT 종료이지, 양적완화(QE)의 재개는 아니다”라며 “아직 금리 인하를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게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필요하다면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발표 직후 하루 만에 약 15bp 하락하며 4%대 초반으로 내려섰다. 

 

주식시장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반등했고 S&P500도 소폭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결정을 곧 통화정책 전환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리츠(REITs), 고배당주, 하이일드 채권 등 금리 민감형 자산에는 즉각적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다만 연준의 의도와 시장의 기대는 온도 차가 있다. 연준은 여전히 ‘완화 전환’보다는 ‘균형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현재 경제 성장률은 완만하지만 견조하고 물가 역시 목표치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조기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QT 종료가 결국 유동성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QT를 멈췄다면 금리 인하 시점은 결국 시간문제”라는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통화정책의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한다. 모건스탠리는 “QT 종료는 연준이 긴축정책의 부작용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신호”라며 “유동성 위기 조짐이 반복될 경우 Fed는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 역시 “QT 종료는 연준이 시장 안정성을 우선순위에 두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내년 상반기 중 소규모 QE 형태의 유동성 공급도 검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금융시장의 ‘플러밍(plumbing·배관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금 흐름의 경로 자체가 막혀가고 있었기 때문에 QT를 더 이어갈 경우 시스템이 멈출 위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임계치 이하로 내려가면 자금조달 시장의 불안정성이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이번 조치는 그런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QT 종료는 국제 자금흐름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되면 신흥국 통화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유동성이 다시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시장은 QT의 종료를 반길 것이지만 연준은 여전히 ‘균형의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통화정책의 중심축이 긴축에서 중립으로 옮겨간 지금 2026년 이후의 금리 사이클은 다시 한 번 글로벌 금융질서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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