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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회사’…스트래티지, 4분기 수십조원 대 평가손실 예고

  • 고건 기자
  • 입력 2026.01.0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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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구글 MSTR 주가)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사실상 ‘비트코인 보유 회사’로 변신한 스트래티지(Strategy, 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십조 원 규모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가 들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이 분기 중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상징적 인물인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오래 전부터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쌓는 회사”라는 전략을 밀어붙여 왔고 그 결과 스트래티지는 이제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에 실적이 그대로 흔들리는 구조가 됐다. 
 
2025년 4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9월 말 약 11만4천 달러에서 12월 말 약 8만8천 달러로 약 25% 하락했다. 숫자만 보면 어느 정도 납득 가능한 가격 조정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이 약 67만2천 개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물량을 연말 가격으로 계산하면 약 597억 달러 수준인데 불과 한 분기 전 평가금액이 732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장부상 가치가 135억 달러 이상 증발한 셈이다.

이 손실이 그대로 실적에 반영되는 이유는 회계 기준 변화 때문이다. 스트래티지는 2025년 1분기부터 ‘암호자산 공정가치 회계’를 적용했다. 
 
분기 말 시점의 시세로 비트코인 가치를 다시 계산해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는 규칙이다. 이전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도 장부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고 가격이 떨어질 때만 손실을 기록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격이 오르면 이익으로 찍히고 떨어지면 손실로 바로 찍힌다. 
 
그래서 2025년 3분기에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 덕분에 디지털 자산 평가이익만 약 39억 달러가 반영됐지만 4분기에는 그 반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 손실은 ‘미실현 손실’이다. 비트코인을 실제로 팔아서 현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지만 회계상으로는 분명한 손실로 처리된다. 기업 실적을 숫자로만 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분기 적자가 크게 찍힐 수밖에 없다.

주가 반응은 비트코인보다 더 과격했다. 2025년 4분기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약 25% 하락한 반면 스트래티지 주가는 같은 기간 50% 이상 급락했다.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보유만 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자체는 이자나 배당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본업인 소프트웨어 사업은 현금흐름이 크지 않고 대신 회사는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위해 주식과 전환사채를 대량 발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매년 이자와 배당 형태의 고정 비용이 쌓였고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이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졌다. 
 
실제로 회사는 2025년 12월 초 클래스A 보통주를 발행해 약 14억4천만 달러의 현금 준비금을 만들었고 3주 뒤 이를 21억9천만 달러까지 늘렸다. 
 
주가가 빠지는 와중에 주식을 더 찍어 현금을 확보한 셈이어서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회사는 2025년 연간 가이던스도 조정했다. 연말 비트코인 가격 가정 범위를 기존 15만 달러에서 8만5천~11만 달러로 대폭 낮췄다. 회사 스스로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미 이 악재를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한 분위기다. 
 
2026년 1월 초 뉴욕 증시에서 스트래티지 주가는 오히려 소폭 반등했고 같은 날 비트코인도 소폭 상승했다. 대규모 평가손실이 ‘새로운 뉴스’가 아니라 이미 예상된 숫자라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트래티지를 이제 ‘레버리지가 걸린 비트코인 투자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는 현물보다 더 크게 오르고 떨어질 때는 더 크게 흔들린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이러한 특징이 실적 숫자에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분기마다 수십억 달러 단위의 이익과 손실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스트래티지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음의 안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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