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주식과 여러 자산 투자를 통해 미국에 "수천억 달러"를 벌어줬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이 금액을 어떻게 산출했는지에 대한 근거나 내역은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나 자신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위해 이 일을 한다"며 "나는 나 자신이 아니라 미국을 위해 주식과 여러 종류의 자산으로 수천억 달러를 벌었는데 돌아오는 것은 급진 좌파 민주당의 비판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매우 불공평하지만 어쩌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약 10시간에 걸쳐 트루스소셜에 수십 개의 게시물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나왔다. C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그가 이날 올린 게시물은 대부분 AI로 만들어진 이미지였다. 그중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여러 대의 모니터로 주식 시황을 들여다보는 자신의 모습을 묘사한 이미지도 포함됐다.
이 이미지는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식을 거래하는 장면을 담고 있어 그가 말한 투자 성과가 정부의 기업 지분 투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됐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천억 달러'라는 금액을 뒷받침할 어떤 구체적 근거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종목이나 자산에서 이익이 났는지, 그 돈이 실제로 어떤 경로로 미국 정부나 납세자에게 돌아갔는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주장은 그의 행정부가 실제로 여러 미국 기업의 지분을 사들여온 흐름의 연장선이다. 경제 매체 포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30건의 지분 또는 지분성 투자에 약 267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 투자는 여러 연방 기관에 흩어져 있으며 정부가 얼마에 사서 지금 얼마의 가치가 됐는지, 실현되거나 미실현된 이익이 얼마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공개 장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텔 지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8월 인텔 주식 4억3330만 주를 주당 20.47달러에 사들여 지분 9.9%를 확보했다. 총 투자액은 89억 달러였다. 이 돈은 새로 편성된 예산이 아니라 앞서 인텔에 약속됐다가 아직 지급되지 않은 정부 지원금을 지분으로 전환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지원하는 법인 '칩스법(CHIPS법)'에 따른 미지급 지원금 57억 달러와, 국방부의 보안 반도체 생산 사업 자금 32억 달러가 재원으로 쓰였다.
이후 인텔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이 지분의 가치도 뛰었다. 인텔이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대형 계약이 잇따르자 주가가 급등했고 정부 지분 가치는 한때 565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백악관은 지난 5월 이 지분의 가치가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다만 이 이익은 주식을 팔아 실제로 확정한 이익이 아니라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평가이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4월에도 인텔 지분으로 90일 만에 미국에 300억 달러 넘는 이익을 안겼다고 자평한 바 있다.
인텔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희토류 광산업체 MP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를 투자했고, 미국 철강기업 US스틸이 일본 니혼스틸에 팔릴 때 정부가 특정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른바 '황금주'를 확보하는 등 여러 분야에 지분을 넓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 행보를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윤리청(OGE) 자료를 보면 그는 취임 후 올해 1분기에만 3600건의 주식 거래를 했고 거래 규모는 1억 달러를 넘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기업에 대해 호의적인 글을 올린 직후 그 회사 주식을 사들인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측은 모든 거래를 참모들이 독립적으로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최근에는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미디어가 8월 1일 선보인 유료 서비스 '트루스API'도 도마에 올랐다. 이 서비스는 기관 고객에게 트루스소셜의 주요 계정 게시물을 아주 짧은 지연으로 먼저 받아볼 수 있게 해주는데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게시물을 남들보다 빨리 접하는 대가로 월 10만 달러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실제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돈을 낸 투자자가 부당한 거래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애덤 시프 상원의원 등은 지난 7월 이 서비스가 연방 증권법을 위반하는지 조사해 달라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했다.
BEST 뉴스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AI 전문 헤지펀드 '밸류얼라인드리서치어드바이저스(VARA)'의 파산설이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소수 거액 투자자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실제 청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VARA가 대량 보유한 종목들이 이번 주 매도세의 한가운데 있었다. 15일(미국 동부...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미국의 9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고용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 오른 5만1176.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500...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지난주 스페이스X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던 종목이다. 같은 기간 아크는 AI·바이오·방산 기술주를 늘리고 로빈후드와 테라다인 등 많이 오른 종목은 덜어냈다. 12일 시킹...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사흘간의 일정에서 나온 가장 큰 성과는 양국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한 합의다. 그 외에 AI 부문이나 지정학 현안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휴전 연장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이미 공개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저보스를 재무장관실 카운슬러로 영입했다.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시장과 직접 대화할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카운슬러는 장관을 보좌하는 고위 자문직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 없어 ...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 수출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출렁였다. 22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를 내보내지 말자고 행정부 내부에서 주장해 왔다며 결정은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스콧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스타링크, 미국 4번째 이동통신사 노린다…"2036년 점유율 13%"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
거꾸로 달리고 공중제비 돌았다…테슬라 '나는 스포츠카' 로드스터 9년 만에 공개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
유럽이 끌어올린 테슬라…3분기 48만대 인도로 월가 예상 '완파'
-
아마존, 엔비디아 AI칩 80억달러어치 "팔고 다시 빌려 쓴다"
-
마이클 버리 "AI 열풍, 1960년대 컴퓨터 임대 버블과 닮았다"
-
S&P500 기업들 지금 너무 잘 번다?…골드만삭스 "거품 아닌 일시적 현상"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60여 년 만에 버크셔 회장직도 내려놨다
-
빅테크 몸값, 시장 평균으로 내려앉아…골드만 "프리미엄 사실상 소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