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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버리 "AI 열풍, 1960년대 컴퓨터 임대 버블과 닮았다"

  • 고건 기자
  • 입력 2026.10.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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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버리가 10월 1일 자신의 유료 뉴스레터 '카산드라 언체인드'에 글을 올려 엔비디아 GPU를 둘러싼 열기를 1960년대 말 컴퓨터 리스 버블에 비유했다. 과거 사례로 현재를 설명하는 '히스토리 라임스' 연재의 두 번째 글이다.


발단은 엔비디아가 9월 27일 투자자 설명회에서 공개한 슬라이드다. 제목은 '엔비디아 AI 인프라는 가속상각 일정을 넘어 가치를 유지한다'였고 A100 H100 B200 세 세대 칩의 잔존가치를 5년 가속상각 곡선 위에 겹쳐 그렸다. 

 

감가상각은 비싼 장비값을 쓸 수 있는 햇수로 나눠 매년 비용으로 떼는 회계 처리이고 가속상각은 초기 몇 년에 비용을 몰아서 떼는 방식이다. 칩의 실제 가치가 이 곡선보다 높다는 것은 기업들이 오히려 상각을 과도하게 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엔비디아 평전 '엔비디아 웨이'를 쓴 태 킴 등은 감가상각 비관론을 끝내는 자료라고 환영했다.


버리는 차트의 숫자가 실제 중고 거래가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데이터를 제공한 분석업체 실리콘데이터의 잔존가치는 앞으로 받을 임대료를 추정해 가동률과 운영비를 반영한 뒤 현재 가치로 할인한 값이다. 칩 수명은 8년으로 가정한다. 

 

버리는 8년짜리 현금흐름 모델을 5년 상각 곡선과 나란히 놓은 비교라고 했다. 엔비디아가 애초에 가속상각 곡선을 기준으로 잡은 것 자체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이전 세대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라고도 했다.


최근 A100과 H100 임대료가 오른 배경도 다르게 해석했다. 메모리와 전력 공급이 달려 생긴 희소성 때문이지 칩을 오래 쓸 수 있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칩이 원가 이상을 벌어들이는 현상은 GPU 생산 부족이나 내구성이 아니라 메모리와 전력 부족을 가리킨다고 버리는 적었다. 병목이 풀리고 차세대 베라 루빈이 양산에 들어가면 구형 하드웨어 임대료는 크게 떨어진다고 봤다.


1968년 비유는 구체적이다. 당시 제3자 컴퓨터 리스업체들은 IBM이 4년으로 잡던 상각 기간을 8년으로 늘려 잡고 임대료를 낮춰 IBM 고객을 빼앗았다. 메인프레임이 물리적으로 오래 작동한다는 전제는 맞았지만 IBM이 차세대 시스템/370을 내놓자 임대 수익률이 무너졌다. 

 

1970년까지 리스업체 주가는 약 80% 하락했고 빚을 끌어 쓴 펀드들이 연쇄 파산했다. 버리는 GPU 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신생 클라우드 업체와 사모펀드가 세운 데이터센터에서 같은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수천억 달러 규모 GPU 투자가 자산담보대출과 사모대출로 조달된 탓에 임대 수익률이 꺾이면 손실이 기관 대출자와 보험사로 옮겨간다는 지적이다.


글의 절반은 1968년 출간된 애덤 스미스의 '머니 게임' 인용이다. 워런 버핏이 그해 중간 서한에서 추천한 책이다. 등장인물 '그레이트 윈필드'는 컴퓨터를 얼마나 빨리 상각하느냐고 묻는 저자를 두고 그런 질문은 중년임을 드러낼 뿐이라고 조롱한다. 

 

그가 데리고 있던 20대 트레이더 '빌리 더 키드'는 5000달러를 반년 만에 50만 달러로 불렸다. 컴퓨터 리스 회사의 전환사채를 현금 3~5%만 넣고 사들이는 방식이었다. 

 

컴퓨터 수요는 사실상 무한하고 이익은 해마다 두 배가 된다는 것이 근거였다. 이익의 50배에 거래되는 가격을 왜 정당화하느냐는 물음에는 기성세대가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경제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버리는 6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이 대화가 사람의 본성이 가장 변하지 않는 요소임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버리는 9월 24일 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오라클 다섯 곳이 AI 인프라와 관련해 약 3조 달러 규모의 구매 약정과 리스 보증을 쌓았다고 분석했다. 6월 30일 기준 S&P500 기업의 순투자는 GDP의 2.07%로 2000년 나스닥 고점 직후를 빼면 40년 만에 가장 높다. 

 

닷컴 투자 이후 2003년 중반부터 2006년 중반까지 12개 분기 동안 순투자가 마이너스에 머물렀던 전례를 들어 2028~2029년 대규모 자산 상각을 예상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설비투자는 8000억 달러 수준이고 내년에는 1조 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그는 이들이 칩 수명을 늘려 잡아 2026~2028년 감가상각비를 1760억 달러 과소계상할 것으로 추정해 왔다.


포지션도 바꿨다. 9월 28일 마이크론 네비우스 캐터필러 코어위브 엔비디아 팔란티어와 반도체 ETF 공매도를 모두 청산하고 풋옵션으로 갈아탔다. 

 

엔비디아는 2027년 9월 만기 행사가 100달러대 중반이다. 오라클은 2027년 12월 만기로 옮겼고 메트라이프 하락 베팅을 새로 열었다. 변동성 지수가 낮아 풋 가격이 싸다는 점과 버블이 예상보다 일찍 꺼질 수 있다는 판단을 이유로 들었다.


 

반대 진영의 근거도 쌓여 있다. 실리콘데이터는 2020년 출시된 A100의 잔존가치를 4956달러로 집계했다. 코어위브는 A100 임대 계약을 2029년까지 확보했고 H100 임대료는 전월 대비 22% 올랐다. 

 

젠슨 황은 이 수치를 직접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일부 프로젝트에 한해 잔존가치의 최대 25%를 보증하는 장치도 운영 중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 23% 올랐다.

 

(썸네일 사진 출처: 마이클 버리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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