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오랜 시간 미뤄온 차세대 로드스터를 이르면 이달 공개한다. 이번 공개의 핵심은 스포츠카가 지면에서 잠깐 떠오르는 이른바 '나는 자동차' 시연이다. 미국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사정에 밝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 계획을 처음 보도했고 일렉트렉, 벤징가 등 여러 매체가 이를 받아 전했다.
시연이 열리는 곳은 텍사스주 맥그리거에 있는 스페이스X의 로켓 시험장이다. 스페이스X 역시 머스크가 세운 우주기업으로, 이번 로드스터에는 두 회사가 함께 개발한 추진 장치가 실린다.
내부에서 'A71'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는 이 장치는 콜드가스 스러스터(cold-gas thruster)로 연료를 태워 폭발력을 내는 로켓과 달리 높은 압력으로 압축한 기체를 뿜어내 그 반작용으로 힘을 얻는 방식이다. 스페이스X가 팰컨9 로켓의 하단부를 착륙시킬 때 자세를 잡는 데 쓰는 것과 같은 계열의 장치다.
로드스터에는 약 10개의 스러스터가 원래 뒷좌석이 있어야 할 자리에 들어가고 고압 기체를 담는 탱크도 함께 실린다. 머스크는 이 장치를 이용하면 로드스터가 시속 60마일(약 97㎞)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1.1초 안팎으로 줄고 차체가 잠깐 지면에서 떠오른다고 주장해 왔다.
시연 당일 로드스터에는 사람이 타지 않는다. 원격으로만 조종된다. 스러스터가 뿜어내는 소음이 가까이서 들으면 청력을 손상시킬 정도로 커서 관람객도 수백 야드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게 된다. 테슬라가 이 장면을 생중계할지 아니면 편집한 영상으로 공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원래 계획은 훨씬 과감했다. 테슬라는 자기장을 이용한 롤러코스터식 경사로에 로드스터를 밀어 올려 차가 거꾸로 뒤집힌 채 달리다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공중에 떠 있게 하는 장면을 구상했다. 이 안을 머스크에게 미리 선보였지만 이후 상당 부분을 덜어냈다.
개발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처음엔 거의 항공기를 만드는 줄 알았는데 결국 호버링에 가까운 수준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도 최근 몇 주간 직원들에게 이번 시연이 실행하기 어렵고 잘못될 수 있지만 어쨌든 볼거리는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두 가지 버전을 함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는 A71 추진 장치를 모두 갖춘 스페이스X 한정판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장비를 뺀 축소형 표준 모델이다. 스페이스X 한정판은 도로 주행이 허가되지 않는 차량으로 가격은 수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
대량 판매용이 아니라 극소수만을 위한 차량인 셈이다. 판매 방식도 페라리가 서킷 전용차를 회사 관리 아래 소유주에게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가 거론된다.
로드스터는 테슬라의 첫 양산차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팔린 1세대 로드스터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쓴 스포츠카가 실제 주행거리와 성능을 모두 낼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입증한 모델로 평가된다. 로터스 엘리스의 차체를 크게 손봐 만들었고 실주행 기준 약 200마일(약 320㎞)을 달렸다.
가격은 10만 달러 안팎 이상이었고 총 2450대가량 생산된 뒤 테슬라가 모델S 개발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단종됐다.
2세대 로드스터는 2017년 11월 시제품으로 처음 공개됐다. 당시 테슬라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까지 2초 안에 도달하고 최고 시속은 250마일(약 400㎞)을 넘으며, 약 200㎾h 용량의 대형 배터리로 한 번 충전에 약 620마일(약 1000㎞)을 주행한다고 밝혔다. 인도 목표 시점은 2020년이었다.
그러나 출시는 이후 최소 여덟 차례 미뤄졌다. 지난해 11월 주주총회에서 머스크는 시연 날짜를 만우절인 올해 4월 1일로 잡으며 그 날짜 덕분에 발뺌할 여지가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 일정은 4월 말로, 다시 '한 달쯤 뒤로' 밀렸고 결국 8월까지 왔다. 예약자들은 이미 5만 달러의 예약금을 걸어둔 상태다.
로드스터 공개는 테슬라에 오랜만의 반가운 소재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4분의 1가량 빠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이 약 15% 오른 것과 대비된다. 직전 분기 실적도 부진해 회계기준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57% 줄어든 3억9800만 달러에 그쳤고 설비 등에 쓰는 자본지출은 142% 늘어난 57억9000만 달러였다.
인도량은 2023년 이후 사실상 정체 상태다. 이번 보도가 나온 지난 14일 테슬라 주가는 오전 거래에서 2.4% 올랐다. 반면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을 개발하는 에어택시 업체 아처 에비에이션과 조비 에비에이션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각각 2%가량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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