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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몸값, 시장 평균으로 내려앉아…골드만 "프리미엄 사실상 소멸"

  • 고건 기자
  • 입력 2026.09.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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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를 이끌어온 초대형 기술주들의 몸값이 시장 평균 수준까지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이들 기업이 오랜 기간 누려온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17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 대형 기술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시장 전반의 평균 수준까지 밀려 내려왔다고 밝혔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게 매겨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들이 그 기업의 미래 성장에 더 큰 값을 치르고 있다는 의미다.


기술 대장주들은 지난 수년간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PER를 유지해왔다. 압도적인 성장성과 현금 창출력을 인정받아 프리미엄을 누린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 프리미엄이 빠르게 축소되면서 이제는 나머지 종목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것이 골드만의 분석이다.


골드만은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다. 하나는 자본 조달 비용의 상승이다.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업이 돈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이 커졌다. 다른 하나는 투자 강도의 증가다.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AI 관련 설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초대형 전산 설비를 운영하며 방대한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이 두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지금 대규모 투자에 들어간 돈은 당장은 비용으로 잡히지만 그 성과는 먼 미래에야 돌아온다. 여기에 조달 비용까지 높아지면 미래에 벌어들일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했을 때 그 값이 줄어든다. 결국 주가를 정당화하던 근거가 약해지는 셈이다.


이런 압력은 시장을 대표하는 초대형주들의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이어졌다. 골드만에 따르면 S&P500 지수에서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의 향후 12개월 예상 PER는 최근 고점에서 뚜렷하게 내려왔다. S&P500은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주가지수로, 미국 증시 전반의 흐름을 보여주는 기준으로 쓰인다.


주목할 점은 이들 상위 5개 종목의 예상 PER가 지수 내 나머지 495개 종목의 평균 예상 PER와 근접한 수준까지 좁혀졌다는 것이다. 소수의 대장주가 시장 전체와 확연히 다른 대접을 받던 구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은 현재 대형주 밸류에이션이 시장이 통상 인식해온 것만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겉으로 보이는 몸값이 높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로는 이익 대비 주가가 그리 비싸지 않다는 의미다.


골드만은 앞선 리서치에서도 기술주 밸류에이션 조정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지난 4월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기술 업종의 상대 수익률이 지난 50년을 통틀어 가장 부진한 시기 중 하나를 지났으며 업종 전반의 부채 비율이 과거 순현금 상태에서 벗어나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랫동안 견고한 재무구조를 유지해온 기술 기업들의 곳간 사정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다만 골드만은 기술주의 이익 흐름 자체는 견조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 업종의 이익 추정치 상향 폭이 전 세계 어느 업종보다 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주가와 실적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이는 곧 기술주가 현재 가격에서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골드만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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