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회전한 뒤 착지하는 2세대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2017년 시제품을 처음 선보인 지 약 9년 만이다. 양산은 2028년 시작하며 차량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테슬라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 인근 맥그레거의 스페이스X 로켓 시험장에서 신형 로드스터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수석 디자이너가 무대에 올랐다. 행사는 당초 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폭우 예보로 2주 미뤄졌다.
시연에서 로드스터는 위쪽으로 둥글게 말려 올라가는 경사로를 타고 올라 차체가 완전히 뒤집힌 상태로 달렸다. 이어 경사로 끝에서 공중으로 튀어나가 한 바퀴 회전한 뒤 네 바퀴로 내려앉았다.
두 번째 시연에서는 달리던 중 차체를 띄워 로보택시 사이버캡과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대형 트럭 세미 모델Y 모델3를 한꺼번에 넘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까지는 0.81초가 걸렸다. 모든 시연 차량은 안전을 위해 원격으로 조종했다.
비행의 핵심은 스페이스X와 함께 개발한 냉가스 추진기다. 연료를 태우지 않고 고압으로 압축한 기체를 노즐로 뿜어내 그 반동으로 힘을 얻는 장치다.
스페이스X는 우주선 자세를 바로잡는 데 이 기술을 써왔고 테슬라는 진공인 우주가 아닌 대기 중에서 작동하도록 하드웨어와 제어 체계를 새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라스 모라비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추진기 10개가 600리터 용량의 압축공기 탱크와 연결돼 있으며 탱크는 다시 채울 수 있다고 밝혔다.
압축 기체는 탄소섬유 복합 압력용기(COPV)에 담는다. 얇은 내피 위에 탄소섬유를 감아 가벼우면서도 높은 압력을 견디게 만든 용기로 스페이스X 로켓에도 쓰인다. 테슬라는 차 안의 빈 공간마다 이 용기를 채워 넣었고 최상위 모델에는 조수석 자리에 200리터 탱크를 하나 더 달았다.
추진기는 전기 구동장치로 노즐 방향을 미세하게 조정해 공중에서 균형을 잡는다. 일반 차량은 타이어가 노면을 붙잡는 힘을 넘어서면 바퀴가 헛돌아 가속에 한계가 생긴다.
테슬라는 추진기가 타이어가 감당할 수 있는 힘의 4~5배를 내 이 한계와 무관하게 차를 밀어낸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진기를 쓸 수 있는 시간은 몇 초에 불과하고 다시 채우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린다.
차체 바닥에는 팬으로 차 밑 공기를 빨아내 차를 노면에 밀착시키는 흡입 시스템을 넣었다. 이를 통해 차를 아래로 누르는 힘인 다운포스를 최대 2G까지 만들어낸다. 차 무게의 두 배에 해당하는 힘으로 차를 누른다는 뜻이다.
뒤집힌 경사로에서 떨어지지 않은 것도 이 장치 덕분이다. 뒷날개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용 구동장치로 움직인다. 운전대는 기계적 연결 없이 전기 신호로 바퀴 방향을 바꾸는 스티어 바이 와이어 방식이며 윗부분이 트인 요크 형태다.
로드스터는 퍼포먼스, 스러스트, 로켓 세 가지로 나온다. 2인승 퍼포먼스는 추진기 없이 흡입 시스템과 주행 상황에 따라 날개 각도 등을 스스로 바꾸는 능동형 공기역학 장치를 갖췄다. 시속 97㎞ 도달 시간은 1.6초 미만이다. 2인승 스러스트는 여기에 뒤쪽 추진기를 더해 이 시간을 0.9초 미만으로 줄였다.
1인승 로켓은 차체 둘레에 추진기 10개를 모두 달아 위로 솟구치고 회전할 수 있으며 0.59초 미만을 기록한다. 테슬라는 스러스트와 로켓을 퍼포먼스에 얹는 추가 패키지로 분류했다. 세 모델 모두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00마일(약 483㎞) 이상이고 최고 속도는 시속 230마일(약 370㎞)을 넘는다. 로켓은 일반 도로 주행 승인을 받지 않았다.
예약금은 퍼포먼스가 5만 달러다. 당일 5000달러를 내고 10일 안에 4만5000달러를 더 내지 않으면 예약이 취소된다. 스러스트는 25만 달러로 1인당 1대만 예약할 수 있고 로켓은 초청받은 고객만 살 수 있다.
외관은 2017년 시제품의 곡선형에서 각진 형태로 바뀌었다. 테슬라는 미 공군 정찰기 SR-71과 F-35 전투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숨김식 전조등과 일자형 후미등에 항공우주용 코팅에서 따온 흰색 도장과 우주복 헬멧 바이저를 본뜬 금빛 유리를 적용했다.
무게를 줄이려고 마그네슘 티타늄 탄소섬유를 쓰고 좌석 위치를 고정했다. 2017년 약속한 가속 시간 1.9초보다 빨라졌지만 주행거리는 당시 약속한 620마일(약 998㎞)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머스크는 로드스터가 장기적으로 테슬라에서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유일한 차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차는 아니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하지 않았고 모든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탈 수 있을지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1974년 스턴트맨 이블 크니블이 로켓 오토바이로 건너려다 실패한 아이다호주 스네이크강 협곡을 로드스터로 넘는 계획도 언급했다.
2세대 로드스터는 2017년 11월 세미 공개 행사에서 처음 등장했다. 테슬라는 2020년 생산을 약속하며 5만 달러 예약금을 받았고 1000대 한정 파운더스 시리즈는 25만 달러를 받았다. 이후 출시는 네 차례 연기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연에 불만을 드러내며 예약금을 돌려받았다.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는 1.8t이 넘는 차가 공중제비를 돌고 음속의 절반 속도를 내며 2028년 출고된다는 발표가 장난이냐고 X에 반문했다. 진 먼스터 디프워터자산운용 파트너는 상업적 가치 없는 기술 과시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주가는 15일 정규장에서 1.29% 내린 362.44달러에 마감했고 16일 개장 전 거래에서 올랐다.
(썸네일 사진 출처: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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