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승객 평균 체중 변화가 항공사 비용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금융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GLP-1은 체내 인슐린 분비와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수용체를 기반으로 한 약물로, 대표적으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있다. 해당 약물은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으며, 식욕 감소와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 영역으로 사용이 확대됐다.
(사진 출처: The Business Research Company)
이와 관련해 투자은행 제퍼리스는 사회 평균 체중이 일정 수준 감소할 경우 항공기 운항 비용 중 연료비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 기반 분석을 내놨다.
제퍼리스는 사회 평균 체중이 약 10% 감소할 경우 항공기 이륙 시 총중량이 약 2% 줄어들고, 이에 따라 연료 사용량이 최대 1.5% 감소할 수 있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항공기 연료 소비는 기체 무게와 비례해 증가하는 특성이 있어 탑재 중량 변화가 연료 소모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전제로 한 계산이다.
해당 추정치를 미국 주요 항공사에 적용하면 연간 연료비 절감 규모가 약 5억8천만 달러로 산출된다는 내용도 함께 제시됐다. 적용 대상에는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미국 내 여객 수송 비중이 큰 항공사들이 포함됐다.
이들 항공사는 미국 항공 여객 시장에서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연료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연료비가 전체 운영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 있다.
국제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24년 기준 항공사 운영비 중 연료비 비중이 약 31%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항공사들은 유가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연료 소모와 관련된 모든 변수에 주의를 기울여 왔다.
항공사들은 과거부터 연료 절감을 위해 기내 탑재 중량을 줄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종이로 제작되던 기내 매뉴얼과 운항 서류를 전자화하거나 기내 장비와 좌석 소재를 경량화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조치는 항공사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한다. 반면 승객 체중은 항공사가 직접 조정하거나 관리하기 어려운 요소로 분류돼 왔다.
승객 체중과 연료 소모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미국 보건 당국과 외부 연구기관에서 성인 평균 체중 증가가 항공기 연료 사용량에 추가 부담을 준다는 분석이 발표된 바 있다. 다만 해당 분석들은 항공사 경영진이 공식적으로 비용 부담을 호소한 사례와는 구분된다.
미국 항공사들은 실적 발표나 공식 자료에서 비만 승객 증가를 연료비 부담의 원인으로 직접 언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제퍼리스 분석 역시 항공사 발언이 아닌 금융기관의 시나리오 분석에 해당한다. 보고서에서는 GLP-1 계열 약물 사용 확산이 사회 평균 체중에 영향을 줄 경우 항공기 연료 소모 추정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이러한 변화가 항공사 실적에 반영될 경우, 항공권 요금 변동보다는 연료비 가이던스, 영업이익률, 비용 전망치 조정 등의 형태로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언급됐다.
한편 제퍼리스는 체중 감소가 항상 항공사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보고서에 포함했다.
GLP-1 계열 약물 이용자가 늘어날 경우 기내 식음료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항공사의 부가 매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정이 제시됐다. 기내 식음료와 유료 서비스 판매는 항공사의 비운항 수익원 중 하나로 분류된다.
미국 항공업계에서는 현재까지 GLP-1 확산과 관련해 공식적인 대응 전략이나 정책 변화를 발표한 사례는 없는 상태다.
다만 항공사들은 연료비, 승객 수요, 부가 매출 변화 등 여러 변수를 종합해 중장기 비용 구조를 관리하고 있으며 사회적 환경 변화가 비용 추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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