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인텔 실적 발표 자료)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의 주가가 최근 급락했다. 실적 발표 직후 하루 만에 주가가 약 17% 가까이 하락했는데, 이번 주가 변동의 직접적인 계기는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와 함께 제시된 2026년 1분기 실적 전망이다.
인텔은 2025년 4분기 매출 137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0.1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로 집계된 매출 약 134억 달러, EPS 약 0.08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숫자만 놓고 보면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와 동시에 제시된 향후 전망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주가는 급격히 반응했다.
인텔은 2026년 1분기 매출을 117억~127억 달러 범위로 제시했고, EPS는 0달러 수준을 예상했다. 이는 사실상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1분기 매출이 125억 달러 안팎이고 소폭의 이익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해 왔기 때문에 가이던스 발표 이후 투자자 실망이 빠르게 확산됐다.
실적 세부 내용을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 감소했고 회계 기준(GAAP)으로는 약 6억 달러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조정 기준(Non-GAAP)으로는 흑자를 유지했고 일부 영업이익률 지표는 개선됐다. 실적의 방향성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숫자보다 향후 공급과 기술 안정성에 집중됐다.
사업부별로 보면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매출은 감소한 반면, 데이터센터 및 AI(DCAI) 부문과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증가했다. 특히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는 견조했으나 생산과 공급이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은 최신 공정의 수율 문제였다. 인텔은 차세대 핵심 공정으로 불리는 ‘18A 공정’을 양산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정상적으로 출하 가능한 칩 비율인 수율이 아직 목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이로 인해 2026년 1분기에는 출하 물량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함께 제시됐다.
18A 공정은 기존 공정과 구조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인텔은 기존 핀펫(FinFET) 구조에서 트랜지스터를 사방에서 감싸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인 ‘리본펫(RibbonFET)’으로 전환하고 전력 공급 경로를 칩 후면으로 이동시키는 ‘파워비아(PowerVia)’ 기술을 동시에 도입하고 있다.
이는 트랜지스터 구조와 전력 배선 방식을 한 번에 바꾸는 방식으로 공정 난도가 크게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사용 비중도 늘어나면서 공정 오차에 대한 민감도가 커졌다. 미세한 정렬 오류나 공정 변동이 칩 전체 불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초기 양산 단계에서는 수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텔은 이 공정을 내부 CPU 제품뿐 아니라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파운드리 물량에도 동시에 적용하고 있어 공정 안정화 경험이 분산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수율이 낮다는 사실보다 해당 공정이 2026년 상반기 안에 의미 있는 양산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 시점을 넘기면 인텔은 설계와 제조를 동시에 수행하는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모델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추가 지연이 발생할 경우 기술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실적 발표 이후 인텔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고 정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향후 공급과 공정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인텔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관점이 주가에 곧바로 반영된 사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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