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하루 만에 15% 넘게 급락했다. 실적이나 제품 결함 때문이 아니다. 엉뚱하게도 정치적 갈등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사건의 출발점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공개적인 SNS 설전이었다.
두 사람은 6월 6일 한국 시각 새벽부터 약 다섯 시간 동안 X와 트루스소셜을 오가며 재정 정책, 보조금, 정부 계약, 개인 신뢰 문제까지 전면적으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를 비롯한 머스크 소유 기업의 정부 관계가 공개적으로 거론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급격히 확대됐다.
사건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과거 SNS 게시물을 다시 소환하면서 시작됐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과거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를 강하게 비판했던 글을 공유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대규모 세금 감면과 지출 법안이 재정 적자를 키운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된 시점과 맞물렸다. 해당 법안은 ‘원 빅 뷰티풀 빌’로 불리며 대규모 감세와 예산 구조 조정을 포함하고 있다. 머스크는 직접적인 비난 대신 과거 발언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머스크는 트럼프가 남긴 또 다른 과거 게시물을 추가로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재정 적자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던 과거 발언이 현재 정책과 배치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백악관 공식 행사 중 언론의 질문을 통해 처음 반응했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불만이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관련돼 있다고 언급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미국 정부가 친환경 산업 육성을 위해 지급해온 지원 제도로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 업체들의 수익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는 이후 발언에서 머스크가 해당 법안의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최근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과거에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현재는 실망스럽다고 언급하며 개인적 감정 문제로 갈등을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머스크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법안을 사전에 공유받은 적이 없으며 의회에서 충분한 검토 없이 졸속으로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또한 머스크는 자신이 없었다면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트럼프의 정치적 성과와 리더십을 직접 겨냥한 발언이다. 이어 머스크는 중도 유권자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이 필요한지 묻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이 투표에는 마크 큐반 등 영향력 있는 인물도 참여했다. 이는 기존 양당 체제에 대한 불만과 함께 머스크 개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핵심 법안을 ‘크고 추잡한 지출 법안’이라고 표현하며 조롱했다. 이에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반격했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이미 전기차 보조금 축소를 알고 있었으며 정부와의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산 절감을 위해 머스크 관련 보조금과 정부 계약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쉽다고 언급했다.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소유 기업이 정부와 맺고 있는 계약과 보조금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 발언 직후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머스크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의 주장을 노골적인 거짓말이라고 규정하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어 정부가 실제로 계약을 끊을 경우 그에 따른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 되물었다.
특히 스페이스X의 드래곤 우주선을 언급하며 미국의 우주 발사 역량과 국제우주정거장 운영에 미칠 영향을 시사했다. 드래곤 우주선은 미국 항공우주국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인력을 수송하는 핵심 수단이다.
갈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강화할 경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일부 경제기관이 고율 관세 시행 시 경기침체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머스크는 과거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영상과 의혹을 공유하며 트럼프를 압박했다.
엡스타인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고위 정치인들이 크게 얽혀 있는, 극도로 민감한 사안으로 정치적 파장이 큰 이슈다. 트럼프는 중반 이후 추가 대응을 자제했다. 백악관은 머스크의 행동을 개인적 불만 표출로 규정하며 행정부는 법안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전이 이어지는 동안 테슬라 주가는 급변동을 보였고 투자자들은 정치 리스크가 기업 가치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상황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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