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검색과 광고 기업으로 불리는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는 점은 시장에서 널리 인식돼 있다. 최근 구글 내부에서 가장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방향은 데이터센터를 벗어나 기기와 로봇, 산업 현장 끝단에서 직접 작동하는 엣지 AI다.
구글은 자사 최신 AI 모델 제미니를 자체 설계한 TPU 칩에 결합해 네트워크 끝단 장비 내부에서 바로 연산이 이뤄지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 방식은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보내 판단을 기다리는 기존 클라우드 AI 구조와 다르다.
통신 지연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기존 방식은 공장 로봇, 의료 장비, 자율주행 시스템처럼 실시간 반응이 필수적인 환경에서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낸다. 한국과 미국 간 통신만 해도 수백 밀리초 지연이 발생하며 이는 기계 제어 관점에서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간이다. 엣지 AI는 이 문제를 연산 위치 자체를 옮기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보안 측면에서도 엣지 AI의 수요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방산, 원전, 반도체 공장, 의료 시설처럼 외부 인터넷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에어갭 환경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AI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영역에서 AI를 쓰기 위해서는 장비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구글은 제미니 모델을 탑재한 온디바이스 형태의 로보틱스 AI를 통해 이러한 산업 수요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이 때 구글이 제공하는 것은 칩, 모델, 운영체제를 모두 구글이 설계한 통합 구조다.
고객은 이 생태계에 진입하는 순간 다른 선택지를 찾기 어려워진다.
수익화 방식도 기존과 다르다. 구글은 엣지 AI를 토큰 기반 과금 구조로 설계했다. 로봇이나 산업용 장비가 명령을 수행하고 비전 인식이나 제어 연산을 할 때 소비되는 데이터 단위를 기준으로 비용이 발생한다.
이미지, 음성, 센서 데이터는 텍스트보다 높은 요금이 책정된다. 하루 종일 작동하는 로봇이나 의료 장비는 그 자체로 지속적인 과금원이 된다. 이 구조는 소프트웨어 구독과 유사한 반복 매출을 만들어낸다.
이 모델은 이미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2025년 1분기 구글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23억달러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6억달러로 거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 성장은 AI 워크로드 증가에서 나왔다.
특히 산업 현장과 기업 파트너들이 제미니 기반 AI를 본격 도입한 결과다. 광고나 유튜브와 달리 클라우드와 엣지 AI 사업은 월 반복매출 구조를 가진다. 구글은 이를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명시하고 있다.
구글의 전략은 산업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소비자 시장에서도 제미니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에는 서클 투 서치가 탑재됐고 AI 오버뷰는 월 15억명 이상이 사용한다. 멀티모달 검색 쿼리는 이미 수십억 건 단위로 처리되고 있다.
소비자 사용량 증가는 데이터 축적을 가속하고 이는 다시 AI 성능 개선으로 이어진다. 개선된 모델은 산업 현장에 재투입된다. 이 선순환 구조는 구글이 가진 독특한 자산에서 나온다.
산업용 로봇이 직면하는 핵심 과제는 물건 식별과 올바른 행동이다. 공장과 물류 현장에는 형태와 재질이 제각각인 수많은 부품과 자재가 존재한다. 로봇이 이를 정확히 구분하고 다루려면 방대한 사전 데이터가 필요하다. 구글은 검색, 유튜브, 렌즈를 통해 축적한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일상적으로 찍고 검색한 사물 정보가 AI 학습 자산으로 전환된다. 이 데이터는 소비자 영역에 머물지 않고 산업용 AI로 그대로 흘러 들어간다. 구글 로보틱스 AI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처음 보는 부품도 빠르게 식별하고 취급 방법을 판단할 수 있다.
경쟁사와의 차이는 여기서 벌어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환경 중심의 데이터에 강점이 있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데이터가 풍부하지만 산업 전반을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메타의 데이터는 로봇 제어와 직접 연결되기 어렵다.
칩부터 모델, 데이터까지 수직 통합한 구조는 현재 구글이 유일하다. 이 구조 덕분에 구글은 연간 수백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칩 투자를 감당하면서도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엣지 AI는 이제 빅테크의 수익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으며 구글은 그 전환을 가장 빠르게 실현하고 있다.
BEST 뉴스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AI 전문 헤지펀드 '밸류얼라인드리서치어드바이저스(VARA)'의 파산설이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소수 거액 투자자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실제 청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VARA가 대량 보유한 종목들이 이번 주 매도세의 한가운데 있었다. 15일(미국 동부...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지난주 스페이스X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던 종목이다. 같은 기간 아크는 AI·바이오·방산 기술주를 늘리고 로빈후드와 테라다인 등 많이 오른 종목은 덜어냈다. 12일 시킹...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미국의 9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고용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 오른 5만1176.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500...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사흘간의 일정에서 나온 가장 큰 성과는 양국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한 합의다. 그 외에 AI 부문이나 지정학 현안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휴전 연장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이미 공개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저보스를 재무장관실 카운슬러로 영입했다.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시장과 직접 대화할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카운슬러는 장관을 보좌하는 고위 자문직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 없어 ...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 수출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출렁였다. 22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를 내보내지 말자고 행정부 내부에서 주장해 왔다며 결정은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스콧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스타링크, 미국 4번째 이동통신사 노린다…"2036년 점유율 13%"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
거꾸로 달리고 공중제비 돌았다…테슬라 '나는 스포츠카' 로드스터 9년 만에 공개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
유럽이 끌어올린 테슬라…3분기 48만대 인도로 월가 예상 '완파'
-
아마존, 엔비디아 AI칩 80억달러어치 "팔고 다시 빌려 쓴다"
-
마이클 버리 "AI 열풍, 1960년대 컴퓨터 임대 버블과 닮았다"
-
S&P500 기업들 지금 너무 잘 번다?…골드만삭스 "거품 아닌 일시적 현상"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60여 년 만에 버크셔 회장직도 내려놨다
-
빅테크 몸값, 시장 평균으로 내려앉아…골드만 "프리미엄 사실상 소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