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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신화의 균열, 노보노디스크 5일 만에 30% 급락

  • 강혜원 기자
  • 입력 2025.08.0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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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만 치료제 열풍의 중심에 있었던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했다. 회사 주가는 2025년 중반 기준 5거래일 만에 30% 이상 하락하며 2021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한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앞세워 시가총액 6,000억 달러에 근접했던 흐름이 급격히 꺾인 것이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회사가 제시한 2025년 실적 가이던스의 대폭 하향 조정이었다. 

 

노보노디스크는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낮췄고 영업이익 성장률 역시 20%에서 13%로 조정했다. 2024년 말 이미 한 차례 성장률 전망을 낮춘 이후 다시 하향 조정이 이뤄졌으며 초기 가이던스 대비로는 매출과 이익 모두 10%포인트 이상 깎인 셈이 됐다. 


실적 전망이 낮아진 배경에는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둔화가 있다. 노보노디스크 매출의 핵심인 위고비와 오젬픽 모두 미국에서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문제로 지적된 것은 ‘컴파운디드 GLP-1’으로 불리는 조제형 비만약의 확산이다. 

 

이는 약국이나 조제시설에서 원개발사의 허가 없이 유사 성분을 조합해 만든 저가 제품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공급 부족이나 가격 문제를 이유로 이러한 조제형 약물이 빠르게 확산됐고 정품 의약품 수요를 잠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2025년 5월 22일부로 조제형 GLP-1에 대한 일시적 유예 조치를 종료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는 여전히 불법 또는 비공인 조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회사가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오젬픽 역시 경쟁 심화와 가격 압박으로 미국 내 성장률이 둔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대외 환경 변수도 겹쳤다. 노보노디스크는 덴마크 기업으로 미국과 유럽 간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제약 제품에 최대 15%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아직 실적 수치에 직접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마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반영됐다. 동시에 경영진 교체 이슈도 주가에 부담을 줬다. 장기간 CEO를 맡아온 라스 프루어가드 예르겐센이 주가 하락과 실적 불확실성 속에서 교체됐고 내부 인사인 마지아르 마이크 다우스타르가 신임 CEO로 선임됐다.


경쟁 환경 변화도 노보노디스크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미국 경쟁사 일라이릴리는 자사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를 통해 임상에서 위고비보다 높은 평균 체중 감량 수치를 제시했다. 

 

공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젭바운드는 평균 20.2% 체중 감량을 기록한 반면 위고비는 13.7% 수준에 그쳤다. 같은 GLP-1 계열이지만 젭바운드는 티르제파타이드라는 다른 성분을 사용해 효과 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중국에서는 마즈두타이드라는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복합 신약이 등장했고 체중 감량과 함께 지방간 개선 효과를 내세우며 성장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더 큰 변수는 특허 만료다. 

 

2026년부터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에 대한 주요 특허가 순차적으로 만료되면서 인도 브라질 캐나다 등지의 제약사들이 대규모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인도 대형 제약사 닥터레디스는 이미 87개국에서 제네릭 판매 계획을 공개한 상태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제약사와 보험사 간의 이해 충돌도 자리하고 있다. 위고비와 오젬픽이 출시 초기 폭발적 인기를 끌던 시기에는 보험사들이 비교적 관대하게 보험 적용을 허용했다. 그러나 처방 규모가 급증하고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커버리지를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초기에는 환자가 월 25달러 수준의 본인 부담금으로 약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보험 적용이 제한되면서 현재는 보험 미적용 시 월 1,000달러를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늘었다. 이로 인해 정품 약물은 일부 고소득층 중심으로 소비되고 다수의 수요는 가격이 훨씬 낮은 조제형이나 향후 제네릭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노보노디스크의 사례는 신약 산업에서 반복돼온 전형적인 사이클과 맞닿아 있다. 하나의 혁신 신약이 등장해 폭발적인 성장과 주가 상승을 이끌고 이후 경쟁 심화와 가격 압박 보험 제한 특허 만료를 거치며 기대치가 빠르게 낮아지는 흐름이다. 

 

과거 길리어드의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나 코로나19 백신 이후의 일부 바이오 기업들에서도 유사한 과정이 관찰됐다. 노보노디스크 역시 GLP-1 계열 약물이라는 단일 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가 정점에 도달한 이후 현실적인 제약에 직면한 상황이다.


현재 노보노디스크의 밸류에이션 지표는 과거 대비 크게 낮아졌다. 주가수익비율과 EV 대비 매출 배수 모두 과거 고점 대비 절반 이하 수준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시장은 GLP-1 이후의 성장 경로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는 고용량 위고비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등 후속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지만 임상 결과와 상업적 성공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한 단계다. 

 

보험 환경 개선이나 조제형 약물에 대한 강력한 규제 역시 단기간에 가시화되기 어려운 변수로 평가된다. 신흥 시장 확대 역시 특허 만료 이후 현지 제네릭과의 경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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