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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로 본 미국 리츠 시장, 저렴한 종목과 비싼 종목의 기준

  • 강혜원 기자
  • 입력 2025.08.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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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장 리츠 시장에서 자산가치 대비 주가 괴리가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다. 주식 가치 평가에 흔히 쓰이는 PER, PBR 같은 지표는 기업의 미래 수익 가정을 전제로 하지만 리츠는 보유 부동산이라는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리츠 시장에서는 순자산가치, 즉 NAV(Net Asset Value)가 핵심 기준으로 작동한다. NAV는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을 현 시점 가격으로 매각하고 부채를 상환한 뒤 남는 자산 가치를 뜻한다. 이 수치와 실제 주가의 차이가 프리미엄 또는 할인으로 표현된다. 


현재 기준으로 리츠를 세부 섹터별로 나누어 보면 NAV 대비 주가 흐름의 차이가 명확하다. 헬스케어 리츠는 평균적으로 NAV 대비 약 20%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리츠 역시 약 6% 수준의 프리미엄 구간에 있다. 

 

반면 목재 리츠는 NAV 대비 약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고 호텔 리츠는 할인율이 35%를 넘어선 상태다. 이는 동일한 리츠 구조 안에서도 자산 성격과 현금흐름 안정성에 따라 시장 평가가 크게 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츠 주가는 이론적으로 NAV 근처에서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NAV는 현재 시점에서 실현 가능한 자산 가치에 기반한 수치이기 때문에 주가가 이를 크게 벗어난다는 것은 시장이 해당 자산의 실질 가치를 다르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프리미엄은 향후 임대 수익 성장이나 자산 희소성, 운영 안정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할인은 반대로 장부에 반영된 자산 가치가 실제 매각 시점에서는 온전히 실현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상태다.


헬스케어 리츠 가운데 대표적인 종목으로 분류되는 웰타워는 NAV가 주당 약 79달러 수준임에도 주가는 160달러를 상회하며 거래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시니어 하우징 수요 확대, 의료 시설의 안정적인 임대 구조, 팬데믹 이후 입주율 회복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자산가치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오메가 헬스케어, 벤타스, 내셔널 헬스 인베스터스 등도 노인 요양시설과 의료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 보험과 연계된 수익 구조로 인해 현금흐름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신 인프라 리츠인 크라운 캐슬은 미국 전역에 분포한 통신탑과 광섬유 자산을 기반으로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신규 진입이 제한된 과점 구조와 5G 네트워크 확장에 따른 수요 지속성으로 인해 채권 대체 자산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다. 

 

맨해튼 핵심 지역 단일 자산에 가치가 집중된 알렉산더스 역시 대체 불가능한 입지와 우량 임차인을 이유로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있다. 아이언 마운틴은 문서 보관 사업에서 데이터센터로 확장하며 확연한 서비스 매출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평가에 반영되고 있다.


반대로 할인 폭이 큰 섹터는 호텔 리츠와 오피스 리츠다. 2025년 7월 기준 호텔 리츠의 NAV 대비 평균 할인율은 약 35%로 집계됐다. 

 

RLJ 로징 트러스트, 파크 호텔 앤 리조트, 서밋 호텔 프로퍼티스, 페블브룩 호텔 트러스트 등은 NAV 대비 절반 이하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 출장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국제 여행 수요도 완전 회복 단계에 이르지 못한 점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텔 산업은 인건비와 운영비 비중이 높아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매출 회복 속도보다 비용 증가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배당이 축소되거나 회복되지 못한 종목들이 늘어났고 배당을 중시하는 투자자 이탈로 주가 하락 압력이 지속됐다. 일부 리츠는 자산 매각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했으나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보수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오피스 리츠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브랜디와인 리얼티 트러스트를 비롯한 주요 오피스 리츠들은 NAV 대비 40% 이상 할인된 상태다. 

 

원격 근무 확산으로 도심 오피스 수요가 감소한 데다 고금리 환경에서 차입 부담이 급격히 증가했다. 2020~2021년 저금리 시기에 대규모 차입을 통해 개발을 진행한 리츠들은 2025~2026년을 전후로 만기 도래 부담에 직면해 있다. 재융자 시점에서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현금흐름 압박이 심화됐다.


산업 물류 리츠 가운데에서도 예외적인 사례가 존재한다. 인더스트리얼 로지스틱스 프로퍼티스 트러스트는 높은 임대율과 우량 임차인 구조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NAV 대비 50% 이상 할인된 평가를 받고 있다. 

 

대규모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이 금리 상승 국면과 맞물리며 재무 부담이 부각된 결과다. 자산 자체의 질과 운영 안정성보다는 부채 구조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상태다.


목재 리츠 역시 단기 수요 둔화와 금리 영향으로 할인 구간에 진입해 있다. 주택 착공 감소와 목재 가격 변동성이 주가에 반영됐으나 산림 자산의 장기적 희소성과 공급 제한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수급 요인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해석과 함께 NAV 대비 할인 폭이 확대된 상태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미국 리츠 시장은 섹터별로 NAV에 대한 신뢰도 차이가 그대로 주가에 반영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자산 가치와 현금흐름에 대한 확신이 높은 영역은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있으며 구조적 불확실성이 큰 영역은 할인 폭이 확대된 상태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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