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4월 17일(현지시간) 구글이 온라인 광고기술 시장에서 불법 독점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검색 시장과 별개로 디지털 광고 거래의 중간 인프라를 둘러싼 반독점 사건에서 나온 판결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이번 사건은 미국 법무부와 여러 주(州) 정부가 제기한 소송이다. 쟁점은 구글이 온라인 광고를 사고파는 과정의 핵심 단계들을 동시에 소유·운영하면서 자사 플랫폼에 유리한 구조를 만들었는지 여부였다.
온라인 광고는 광고주가 광고를 집행하면 광고 거래소를 통해 매체와 연결되고, 퍼블리셔는 광고 서버를 통해 지면을 관리한다. 법원은 구글이 퍼블리셔용 광고 서버와 광고 거래소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며 경쟁을 제한했다고 봤다.
판결문에서 법원은 구글이 경쟁 광고 거래소나 광고 서버가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제한했다고 적시했다. 광고 거래 과정에서 자사 시스템을 우선 연결하거나, 특정 기능을 자사 생태계 안에서만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설계한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그 결과 경쟁 사업자들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기 어려웠고 퍼블리셔는 구글 시스템을 벗어나기 힘든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판결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이 디지털 광고 시장의 공정 경쟁을 회복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정부는 온라인 광고 인프라가 사실상 인터넷 경제의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하나의 기업이 광고 서버와 거래소를 동시에 통제하는 구조는 시장 왜곡을 낳는다고 주장해 왔다. 법원은 이러한 논리를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구글 측은 일부 시장에 대한 판단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항소 의사를 내비쳤다. 회사는 광고기술 시장이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여 있고 자사 제품 통합은 효율성과 보안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법원이 퍼블리셔 광고 서버와 광고 거래소 영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인정한 만큼 향후 시정 조치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판결은 앞서 진행 중인 검색 시장 반독점 소송과는 결이 다르다. 검색은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라는 점이 강조돼 왔지만 광고기술은 광고 단가와 수익 배분 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다.
퍼블리셔가 받는 광고 수익, 광고주가 부담하는 비용, 중간 수수료 구조가 모두 이 시스템을 통해 결정된다. 법원이 광고 인프라 문제를 인정한 것은 디지털 플랫폼 규제의 초점이 ‘검색 결과’에서 ‘광고에 따른 돈의 흐름’으로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구글이 향후 광고기술 사업을 분리하거나 일부 자산을 매각해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무부는 향후 별도의 구제 절차에서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광고 서버와 거래소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다만 구체적 조치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온라인 광고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핵심 수익원이다. 대형 언론사부터 중소 웹사이트까지 대부분의 인터넷 매체는 광고 수익에 의존한다. 광고 거래의 중간 단계가 특정 기업에 집중될 경우, 수익 배분 비율과 거래 조건이 해당 기업의 정책에 크게 좌우된다. 법원이 이번에 문제 삼은 부분도 이 지점이다.
이번 판결은 미국 내에서 진행 중인 빅테크 규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애플, 메타, 아마존 등 다른 대형 플랫폼도 각기 다른 분야에서 반독점 소송에 직면해 있다.
구글은 이미 검색과 앱스토어 결제 정책 등 여러 영역에서 규제 당국과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광고기술 시장에 대한 독점 인정은 이 중에서도 구글 사업 구조의 핵심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판결이 즉각적인 사업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구제 절차와 항소 과정에서 구글의 광고 사업 모델에 변화가 불가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디지털 광고 생태계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광고 단가, 수수료 구조, 경쟁 사업자의 시장 진입 환경이 재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 판단이 확정될 경우 글로벌 규제 환경에도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유럽연합과 영국 등도 디지털 광고 시장의 경쟁 구조를 들여다보고 있다. 미국 판결은 이 과정에서 각국 규제 당국의 논리에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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