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아이폰17 시리즈 4종과 새 애플워치, 에어팟 프로3를 선보였다. 매년 9월 열리는 이 행사는 애플의 연간 매출 흐름을 결정짓는 가장 큰 이벤트다. 올해는 수년 만의 디자인 대개편이 단행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기본형 아이폰17은 화면이 6.3인치로 커졌다. 아이폰16의 6.1인치보다 0.2인치 늘어난 수치다. 화면 주사율은 기존 60Hz에서 120Hz로 높아졌다. 주사율은 1초에 화면을 몇 번 갱신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숫자가 클수록 스크롤이나 영상 재생이 더 부드럽게 보인다.
4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도 추가됐다. 색상은 라벤더, 미스트 블루, 블랙, 화이트, 세이지 5종이다.
기본 저장 용량은 256GB이며 가격은 799달러다. 아이폰16은 128GB 기준 699달러였으므로, 이번 세대에서는 기본 저장 용량을 두 배로 늘리고 시작 가격을 100달러 올린 셈이다. 전작과 같은 256GB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다. 사전 주문은 12일에 시작됐고, 실제 판매는 19일부터다.
프로 모델은 후면 카메라 배치가 크게 달라졌다. 카메라 3개를 세로가 아닌 가로로 길게 늘어놓은 직사각형 바 형태로 구성했다. 플래시와 센서, 마이크는 오른쪽 끝으로 몰았다. 테두리 소재는 아이폰16 프로에 쓰였던 티타늄에서 알루미늄으로 바뀌었다. 내부에는 열을 효율적으로 분산하는 증기챔버 냉각 구조를 새로 적용했다.
가격은 프로 1099달러, 프로 맥스 1199달러부터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아이폰 에어'다. 두께가 5.6mm로,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주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얇은 편에 속한다. 아이폰16 프로의 두께가 8.25mm였던 것과 비교하면 2.6mm 이상 얇아진 것이다.
화면은 6.5인치이며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소재는 재활용 티타늄을 사용해 얇으면서도 내구성을 유지했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물리적 유심 슬롯은 없앴다. 아이폰 에어는 이를 기기에 내장된 방식인 이심(eSIM)으로만 운용한다. 내부 부품 공간을 줄여 얇은 설계를 구현한 것이다. 가격은 999달러로, 기존 아이폰 플러스 라인업을 대체한다. 색상은 블랙, 화이트, 스카이 블루, 라이트 골드다.
삼성이 5.8mm 두께의 갤럭시S25 엣지를 올해 5월 출시한 것과 비교하면 아이폰 에어는 이보다 0.2mm 더 얇다.
애플워치도 전 라인업이 바뀌었다. 울트라3는 2년 만의 신모델로, 충전 속도를 높이고 5G와 위성 통신을 지원한다. 위성 통신은 이동통신 신호가 닿지 않는 오지에서도 긴급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울트라3와 시리즈11 모두에 혈압 모니터링 기능이 추가됐다. 혈압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기기가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낸다. 보급형 모델인 SE 3세대는 항상켜짐 디스플레이를 새로 탑재했다. 가격은 SE 3세대 249달러, 시리즈11 399달러, 울트라3 799달러다.
에어팟 프로3는 이어버드 크기를 줄이고 음질을 개선했다. 심박수 측정 기능이 새로 들어갔고, 실시간 통역 기능도 추가됐다. 이 통역 기능은 애플이 자체 AI 기술 브랜드로 부르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가격은 249달러다.
행사에서는 음성비서 시리의 전면 업그레이드나 생성형 AI 기능 확대에 대한 발표는 없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운영체제 전반에 생성형 AI를 확대 적용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하드웨어 개선에 집중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번 하드웨어 강화 전략은 최근의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애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2025회계연도 3분기(6월 마감)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분기 매출은 94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 늘었다. 주당순이익은 1.57달러로 12% 증가했다.
아이폰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최근 분기 기준 아이폰 단독 매출은 400억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앱스토어·구독·결제 서비스로 구성된 서비스 부문도 함께 성장했다. 서비스 매출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여서 전체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받치는 역할을 한다. 현금성 자산과 유가증권을 합한 보유 현금은 1600억달러 수준이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도 지속하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분기 기준 80억달러를 넘겼다.
시장에서는 이번 아이폰17 시리즈가 제품 평균 판매 단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한다. 기본 저장 용량 상향과 가격 인상, 아이폰 에어를 통한 중상위 수요 공략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중국 시장 판매가 다소 둔화된 가운데 북미와 인도 시장이 이를 보완하고 있으며 생산기지를 중국 외 지역으로 분산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향후 제품 출시 계획도 윤곽이 드러났다.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 애플 비전 프로 업데이트, 신형 맥북, 홈 관련 기기 등이 2025년 말이나 2026년 상반기 중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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