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17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거래를 성사시켰다. 위성통신 기업 에코스타(EchoStar)가 보유하던 미국 내 무선 주파수 자산을 현금과 스페이스X 주식으로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코스타는 9월 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가 보유한 AWS-4 및 H-블록 대역, 총 50MHz 규모의 스펙트럼 라이선스를 스페이스X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거래 규모는 총 170억 달러다. 이 가운데 85억 달러는 현금으로 지급되며, 나머지 85억 달러는 스페이스X의 A종 보통주로 지급된다.
주파수 스펙트럼은 이동통신과 위성통신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무형 자산이다. 특정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을 거쳐 부여되며 통신 사업자는 이를 통해 휴대전화 데이터 통신이나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거래로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Starlink)의 직접 휴대전화 연결 서비스, 이른바 ‘Direct-to-Cell’ 사업 확장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
에코스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스페이스X와 장기적인 상업 협력 관계도 맺는다. 자회사인 부스트모바일(Boost Mobile)의 가입자들이 향후 스타링크 위성망을 통해 직접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기존 지상 기지국을 보완하거나 음영 지역을 커버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거래에서 시장의 관심을 끈 부분은 스페이스X 주식의 평가 가격이다. 85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발행하면서 산정된 1주당 가격은 212달러로 알려졌다.
이는 2025년 상반기 진행된 텐더 오퍼에서 형성된 주당 가격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4천억 달러에 달한다.
스페이스X는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기업이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이 증권 계좌를 통해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는 시장 가격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 가치는 신규 자금 조달이나 기존 주주 지분 매각 과정에서만 드러난다.
이번 주식 교환 거래는 사실상 공개 시장에서 확인 가능한 최신 기업가치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코스타 측은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핵심 사업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동시에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향후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자본 이익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시장에서는 에코스타가 스페이스X 성장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기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표 직후 에코스타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시가총액이 200억 달러 초반대에 머물던 회사가 85억 달러 규모의 스페이스X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기업 가치의 상당 부분이 스페이스X에 연동되는 구조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 입장에서도 이번 거래는 전략적 의미가 크다. 스타링크는 현재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로 스페이스X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위성을 발사해 인터넷을 제공하고 이용자들로부터 매달 구독료를 받는 구조다.
여기에 이동통신 주파수까지 결합하면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되는 위성 통신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서비스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NASA의 유인 우주선 프로그램과 미 우주군의 국가안보 발사 계약 등 정부 발주 물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스타링크 구독 매출이 더해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의 이번 주파수 확보에서는 이 추세를 타서 이동통신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휴대전화가 기지국 신호가 닿지 않는 지역에서 위성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미래를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스페이스X의 상장 가능성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당분간 비상장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대신 스타링크 사업부를 별도로 상장할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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