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24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한 2026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에서 분기 매출 41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 238억6000만달러, 1년 전 같은 기간 93억달러에서 각각 74%, 346% 늘어난 수치다. 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 351억달러를 60억달러 이상 웃돌며 5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5.11달러로 시장 전망치 20.39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282억4000만달러, 비(非)일반회계기준 순이익은 288억6000만달러였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253억9000만달러로 1년 전 46억1000만달러의 다섯 배를 넘었다.
제품을 팔아 남기는 이익의 비율을 뜻하는 조정 매출총이익률은 84.9%로 회사 역사상 가장 높았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다.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쓰는 D램 매출이 313억달러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343%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D램 가격은 공급이 빠듯한 업황 탓에 60% 초반대 상승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 매출도 99억달러로 1년 전보다 361% 늘며 최대 기록을 세웠다. AI 서버가 몰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만 분기 250억달러를 넘어, 1년치로 환산하면 1000억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마이크론은 4분기 전망을 더 높게 제시했다. 매출은 500억달러 안팎, 조정 EPS는 31.00달러 안팎으로 예상했다. 매출총이익률은 약 86%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사주 메로트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록적인 3분기 실적과 더 강한 4분기 전망이 AI 시대에 메모리가 갖는 전략적 가치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에서 시장이 주목한 대목은 '전략적 고객 계약(SCA)'이다. 메모리는 그동안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출렁이는 원자재처럼 거래돼 호황과 불황이 반복됐다.
마이크론은 이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주요 고객과 여러 해에 걸쳐 정해진 물량을 정해진 가격에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고객은 안정적으로 메모리를 확보하고 마이크론은 매출을 미리 보장받는 구조다.
현재까지 체결된 계약은 17건으로, 이 가운데 16건이 최소 1000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보장한다. 계약에는 총 220억달러의 현금 및 재무적 약정이 포함되며 이 중 약 180억달러가 고객이 미리 맡긴 예치금이다.
계약은 사가지 않으면 대금을 내야 하는 '테이크 오어 페이' 방식이라 취소할 수 없고, 선납된 예치금은 계약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돌려주는 형태다.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도 빠르게 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를 한꺼번에 빠르게 주고받는 고성능 메모리로, 엔비디아 같은 기업의 AI 가속기에 들어간다.
마이크론은 D램을 12단까지 쌓은 최신 제품 HBM4의 양산 속도가 이전 세대보다 두 배 빠르며, HBM4 매출이 이미 10억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HBM 제품은 이미 전량 예약이 끝난 상태이고, 공급 부족은 2027년을 넘어 2028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들의 주문 요청이 그만큼 멀리까지 잡혀 있다는 의미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3% 넘게 뛰었다. 마감 무렵에는 13.96% 오른 1194.19달러를 기록하며 52주 최고가에 근접했다.
다만 신중론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를 약 400달러로 제시하며 메모리가 여전히 사이클을 타는 산업이고 지금의 높은 마진이 정점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론의 미국 뉴욕 공장, SK하이닉스의 증설, 삼성전자의 생산 회복이 2027∼2028년 동시에 가동되면 공급이 한꺼번에 늘어 가격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상장이 임박한 점도 HBM 투자 경쟁을 부추기는 변수로 꼽힌다.
(썸네일 사진 출처: 마이크론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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