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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대란에 스마트폰 시장 13년 만에 최악…삼성·애플만 웃었다

  • 고건 기자
  • 입력 2026.07.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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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2분기에 13년 만의 최저 출하량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 반도체를 대거 흡수하면서 스마트폰에 들어갈 D램과 낸드플래시가 부족해졌고 이 여파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13일 공개한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출하량은 제조사가 시장에 내보낸 물량을 뜻하며 업계에서는 판매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이 지목됐다. D램은 기기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때 쓰는 임시 저장 장치이고 낸드는 사진과 앱을 담아두는 저장 공간이다. 두 부품 모두 AI 서버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업체들이 데이터센터 물량을 우선 배정했고 스마트폰 제조사에 돌아갈 물량은 줄었다. 

 

부품 원가가 오르자 제조사들은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특히 마진이 얇은 보급형과 중급형 제품에서 인상 폭이 컸고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면서 수요가 빠졌다.

 

이런 환경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카운터포인트 집계 기준 삼성전자의 2분기 점유율은 24%로 상위 5개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가 실적을 견인했고 특히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가 두각을 나타냈다. 

 

옆 사람이 화면을 훔쳐보지 못하도록 시야각을 좁히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와 AI 기능이 판매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부터 완제품까지 직접 만드는 수직계열화 구조, 넓어진 AI 제품군, 새로 정비한 제품 라인업이 보급형·중급형 수요 둔화를 상쇄했다. 

 

인도와 중동 시장에서는 제품 공급이 원활했고 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며 여름철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펼친 점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애플은 2분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3% 늘며 점유율 20%로 2위에 올랐다. 아이폰 17 시리즈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출하된 모델 자리를 지켰고 주요 시장에서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됐다. 다만 중국에서는 출하량이 감소했고 구형 아이폰 모델의 수요도 약해졌다.

 

3~5위인 중국 브랜드 샤오미, 오포, 비보는 모두 두 자릿수 감소를 겪었다.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이 이들이 주력하는 저가·중저가 제품군을 정면으로 타격했다.

 

메모리 문제 외의 변수도 겹쳤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유가와 해상 운임이 오르면서 스마트폰 가격을 추가로 밀어 올렸다.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사상 최저 수준의 소비자 심리도 구매력을 떨어뜨렸다.

 

같은 날 또 다른 조사업체 옴디아도 2분기 보고서를 내놨다. 옴디아 집계로는 전 세계 출하량 감소 폭이 4%로 카운터포인트보다 완만했다. 집계 방식과 표본 차이 때문에 두 업체의 수치는 다르게 나온다. 

 

옴디아 기준 삼성전자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20%에서 22%로, 애플은 16%에서 20%로 올랐다. 반면 샤오미는 15%에서 11%로, 오포는 12%에서 10%로, 비보는 9%에서 8%로 떨어졌다.

 

옴디아는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가 늦춰지면서 프리미엄 수요 일부가 2분기로 넘어왔고 중국 업체들이 제품군을 축소하고 가격을 올리는 사이 삼성전자가 보급형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 17 시리즈의 판매 호조와 함께 경쟁사들이 가격을 올리는 동안 가격을 유지한 점이 주효했다. 

 

가격대별로는 400달러 미만 구간의 판매 감소가 가장 컸다. 공급 제약이 가장 심하고 이익률이 가장 얇으며 소비자가 가격에 가장 민감한 구간이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옴디아의 루나르 비오르호브데 수석 애널리스트는 신제품 출시와 연말 쇼핑 시즌이 몰리는 3~4분기에 오히려 가장 큰 폭의 출하량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성수기 수요와 부족한 메모리 공급이 정면으로 부딪히기 때문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병목 등 메모리 외의 공급 문제도 원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옴디아의 레 쑤언 치우 리서치 매니저는 메모리 가격 하락이 일러야 2027년 하반기에나 시작될 것이며 2025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제조사들이 지금 내놓는 대응책은 일시적 전술이 아니라 장기적 전략 변화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연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약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부족 현상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사들이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고가 제품군에 무게를 실으면서 저가 제품 선택지는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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