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기업 MARA Holdings(나스닥: MARA)가 최근 시장 급락 직후 40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며 자산 확대에 나섰다. 지난 주 암호화폐 시장이 ‘검은 금요일’로 불릴 만큼 큰 폭으로 무너진 직후 단행된 이번 매수는 회사가 하락장에서도 공격적 비축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MARA Holdings는 10월 13일 기관형 암호화폐 유동성 공급사인 FalconX를 통해 약 400 BTC, 미화 4,629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로 회사의 총 보유량은 5만3천 개를 넘어섰다. 이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숫자 가운데 최고치에 해당한다.
MARA Holdings는 과거 Marathon Digital로 알려졌던 회사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사 중 하나로 꼽힌다. 암호화폐 자산 분석 플랫폼 BitcoinTreasuries.net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공시된 기업 중 비트코인 보유량 1위는 MicroStrategy(현 Strategy)이며 MARA는 그 뒤를 잇는 2위다.
MARA의 누적 비트코인 규모는 전 세계 채굴 기업 중 단연 최상위권으로, 이들의 자산은 대부분 직접 채굴된 코인과 시장 매수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MARA가 비트코인을 추가 확보한 시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였다. 지난 10월 초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20% 넘게 급락하며 한때 11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곧 반등세가 나타났고 MARA의 매수 타이밍은 결과적으로 ‘공포 속 저가매수’로 평가받으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주가 반응도 빠르게 나타났다. 13일 뉴욕 증시에서 MARA 주가는 장 초반 4.4% 상승한 19.47달러까지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수가 단기적인 비트코인 보유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변동성이 큰 시기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 보유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MARA의 공격적 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는 와중에도 회사는 꾸준히 보유량을 늘려왔다.
5월에만 해도 보유량이 4만9천 개를 돌파했고 이후 매달 비트코인을 추가로 축적해왔다. 3월에는 약 4만6천 개였던 보유량이 6개월 만에 7천 개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는 대부분 자체 채굴로 확보된 물량이지만 이번처럼 FalconX와 같은 기관 거래를 통해 시장에서 직접 매입한 경우도 적지 않다.
MARA는 비트코인을 거래 자산이 아닌 장기 보유형 가치 저장 수단으로 간주한다. 회사는 매달 채굴 실적과 비트코인 잔고를 공시하며 “생산력 강화와 축적 지속”을 강조해왔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MARA는 218개의 블록을 채굴해 736 BTC를 생산했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5%와 4% 증가한 수치다. 전력 효율 개선과 장비 최적화를 통한 해시레이트 상승이 성과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한편 시장에서는 MARA의 ‘하락장 매수’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낙관적인 시각에서는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둔 시점에서 공급 축소에 따른 중장기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선제적 매입을 긍정적으로 본다.
실제로 2024년 하반기 이후 비트코인 채굴 수익성은 꾸준히 개선세를 보였고 주요 채굴 기업들의 전력비 절감 경쟁이 이어졌다. 반면 신중한 입장에서는 시장이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서 무리한 비축 확대가 재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MARA는 재무적으로도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2025년 2분기 실적 기준 회사의 총 자산은 23억 달러, 부채비율은 0.22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2024년 말에 이어 2025년에도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대출을 축소하며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할 경우 장부가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코인 레버리지’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FalconX와의 거래 구조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매입은 일반 시장 주문이 아닌 기관 간 장외거래(OTC)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FalconX는 글로벌 주요 거래소와 OTC 네트워크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관급 브로커로, 대규모 거래에도 슬리피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MARA는 지난 2년간 FalconX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거래 투명성과 자금 조달 효율을 높여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수를 투기적 행위보다는 비트코인 채굴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와 맞물린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2025년 들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채굴 기업들의 인프라 활용 방식도 빠르게 다각화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GPU 연산 자원을 AI 연산에 전환하고 있지만 MARA는 여전히 비트코인 채굴에 집중하며 ‘본업 강화’를 선택했다.
MARA의 비트코인 매입은 시장에서 정통 채굴기업으로서의 신뢰를 구축하는 동시에 향후 비트코인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11만 달러대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회사의 매수 타이밍이 장기적으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ARA는 이번 매수를 통해 2025년 말까지 6만 BTC 보유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달성할 경우 현재 MicroStrategy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사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MARA의 행보가 다른 채굴 기업들의 자산 운용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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